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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의 피아노 독서록



김진영, 『아침의 피아노: 철학자 김진영의 애도 일기』, 한겨레출판, 2018


자유, 
사랑, 
신생(비바 비타), 
셀레브레이션, 
세우, 
'애도 일기', 
명랑성(니체 - 유머어(프로이트) - 자긍심(김진영), 



46.
(전략) 카프카의 마지막 일기가 맞았다. "모든 것들은 오고 가고 또 온다."

102. 
삶은 힘들이다. 
몸은 힘으로 살아간다. 
정신은 힘으로 사유한다. 
마음은 힘으로 노래한다. 
생의 기쁨과 희망과 사랑을. 

161. 
생은 불 꺼진 적 없는 아궁이. 나는 그 위에 걸린 무쇠솥이다. 그 솥 안에서는 무엇이 그토록 끓고 있었을까. 또 지금은 무엇이 끓고 있을까. 

162
왜 기억하는가. 
그건 망각하기 위해서다. 

왜 쓰는가. 
그건 지우기 위해서다. 

왜 망각하고 지우려 하는가. 
그건 새로운 삶들을 기록하기 위해서다. 

220.
아침 다시 다가온 하루. 또 힘든 일들도 많으리라. 그러나 다시 도래한 하루는 얼마나 숭고한가. 오늘 하루를 정중하게 환대하기. 

222. 
계모 주부인은 왕상을 미워하여 몹시 가혹하게 다루었다. 그러나 왕상은 주부인을 매우 정성 들여 섬겼다. 집의 마당에 오얏나무 한 그루가 있었는데 열매가 매우 탐스러웠다. 계모는 항상 왕상에게 그것을 지키라고 했다. 때때로 한밤붕 내내 비바람이 갑자기 몰아치면 왕상은 나무를 끌어안고 큰 소리로 울었다. 

이 일화에서 중유한 건 왕상을 죽이려는 계모의 악덕도 그 계모를 정성 들여 섬기는 왕상의 효심도 아니다. 그건 열매가 탐스러운 오얏나무다. 왕상은 왜 그 오얏나무를 껴안고 슬피 울었을까. 함께 슬퍼한다는 것, 그것은 반드시 함께 메마르는 것만은 아니다. 그건 그 슬픔의 크기만큼이나 풍성하게 열매를 맺는 일이기도 하다. 오얏나무의 풍성한 열매는 왕상을 가엾이 여기는 오얏나무의 슬픔이었다. 왕상은 그걸 알았고 오얏나무를 사랑했고 그래서 오얏나무를 껴안고 목 놓아 울었던 것이다. 내가 때루 이 빛나는 세상을 껴안고 울고 싶은 것도 같은 까닭에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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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은 진정 "긴 세월 타지에서 성실한 삶을 배운 뒤에 어느 날 문득 그곳이 타향임을 발견하고 고향을 기억하는 마음"(61쪽)을 발견했던 것인가. 서양철학자의 도가적 자연주의. 

234.
내 마음은 편안하다. 



단정하게 또박또박 씌었을 문자들, 시간들, 
담채화, 


색스의 『고맙습니다』와 나란히 둘 책. 
살 책: 바르트, 『애도 일기』 김진영 옮김, 걷는나무,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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