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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소설, 현대 국어의 실험! 독서록



이상, 『이상 소설 전집』(세계문학전집-300), 민음사, 2012

이상(. 본명 김해경 1910-1937) 그는 현대 국어의 실험자다. 미증유의 독보적인 다시 없을 놀라운 문체 실험.


"그에게 무덤을 경험케 하였을 뿐인 가장 간단한 불변색이다. 그것은 어디를 가더라도 까마귀처럼 트릭을 웃을 것을 생각하는 그는 그의 모자를 벗어 땅 위에 놓고 그 가만히 있는 모자가 가만히 있는 틈을 타서 그의 구둣바닥으로 힘껏 내리밟아 보아 버리고 싶은 마음이 종아리 살구뼈까지 내려갔건만 그곳에서 장엄히도 승천하여 버렸다." p.20 <지도의 암실>

"(...) 그는 너무나 돌연적인 탓에 그에게서 빠아져 벗어져서 엎질러졌다. 그는 이것은 이 결과는 그가 받아서는 내어던지는 그의 하는 일의 무의미에서도 제외되는 것으로 사사오입 이하에 쓸어 내었다." p.23 <지도의 암실>



다음을 소리 내어 읽어 보시라. 소리꾼처럼 말이다.
"내가 너무 '모나리자'만을 바라다보니까 맞은편에 앉았는 항라적삼을 입은 비둘기가 참 못난 사람도 다 많다는 듯이 내 얼굴을 보고 나는 그까짓 일에 부끄러워할 일은 아니니까 막 '모나리자'를 보고 싶은 대로 보고 '모나리자'는 내 얼굴을 보는 비둘기 부인을 또 좀 조소하는 듯이 바라보고 드러누워 있는 바깥비둘기가 가만히 보니까 건너편에 앉아 있는 '모나리자'가 자기 안해를 그렇게 업신여겨 보는 것이 마음에 좀 흡족하지 못하여서 화를 내이는 기미로 벌떡 일어나 앉는 바람에 드러눕느라고 벗어 놓은 구두에 발이 잘 들어맞지 않아서 그만 양말로 담배 꽁다리를 밟을 것을 S가 보고 싱그레 웃으니까 나도 그 눈치를 채이고 S를 향하여 마주 싱그레 웃었더니 그것이 대단히 실례 행동 같고 또 한편으로 무슨 음모나 아닌가 퍽 수상스러워서 저편에 앉아 있는 금시계 줄과 진흙 묻은 흰 구두가 눈을 뚱그렇게 뜨고 이쪽을 노려보니까 단것 장수 할머니는 또 이쪽에 무슨 괴변이 나지나 않았나 해서 역시 눈을 두리번두리번 하다가 아무 일도 없으니까 싱거워서 눈을 도로 그 맞은편의 금시계 줄로 옮겨 놓을 적에 S는 보던 신문을 척척 접어서 인생관 가방 속에다가 집어넣더니 정식으로 '모나리자'와 비둘기는 어느 편이 더 어여쁜가를 판단할 작정인 모양으로 안경을 바로잡더니 참 세계에 이런 기차는 다시 없으리라고 한마디 하니까 비둘기와 '모나리자'가 S 쪽을 일시에 보는지라 나는 또 창 바깥 논 속에 허수아비 같은 황새가 한 마리 나려앉았으니 저것 좀 보라고 소리를 질렀더니 두 미인은 또 일시에 시선을 나 있는 창 바깥으로 옮겨 보았는데 결국 아무것도 보이지 않으니까 싱그레 웃으면서 내 얼골을 한 번씩 보더니 '모나리자'는 생각난 듯이 곁에 '비프스테이크' 같은 바깥어른의 기름기 흐르는 콧잔등이 근처를 한 번 들여다보는 것을 본 나는 속마음으로 참 아깝도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데 S는 무슨 생각으로 알았는지 개 발에 편자라는 말이 있지 않으냐고 그러면서 나에게 해태 한 개를 주는지라 성냥을 그어서 불을 붙이려니까 내 곁에 앉았는 갓 쓴 해태가 성낭을 좀 달라고 그러길래 주었더니 서울서 주머니에 넣어 가지고 간 '카페' 성냥이 되어서 이상스럽다는 듯이 두어 번 뒤집어 보더니 집고 들어온 길고도 굵은 얼른 보면 몽둥이 같은 지팡이를 방해 안 되도록 한쪽으로 치워 놓으려고 놓자마자 꽤 크게 와지끈하는 소리가 나면서 그 기다란 지팡이가 간데온데가 없습니다." pp. 56-57 「지팡이 역사(轢死)」(1934, 『월간매신(月刊每申)』)




덧글

  • 지노 2016/08/25 21:18 # 답글

    따라 읽는 일도 쉬운 게 아니네요. 포스팅 잘 읽고 갑니다. ^^
  • 쌍허당 2016/08/27 11:16 #

    판소리 호흡으로 따라 읽어 보니까 재밌더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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