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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질, 『특성 없는 남자』(1930) 1, 인식을 우주로 데려가는 문장! 독서록



로베르트 무질(Robert Musil, 1880-1942), 『특성 없는 남자』(Der Mann ohne Eigenschaften, 1930) 1, 안병률 옮김, 북인더갭, 2013.

무질, 우주로 가는 문장, 관형어와 부사어의 판타지! 이 특성 없는 남자는 빠르게 읽히지 않는 특성이 있으며, 문장의 형태소들을 샅샅이 감각하며 읽을 수 있다면 무중력의 낯선 시공에서 미증유의 색다른 점에 매료될 여지가 충분하다 하겠다. 예를 들면 이렇다.

"...세계 또한 확고하지 못했다. 세계는 늘 변하고 형태를 바꾸는 불확실한 피부였다. 집은 방에서 떨어져 나와 비스듬하게 서 있다. 사람들은 그 사이에서 우스꽝스럽게 우글거리며 형제자매로 떨어지는 물방울 같았다. '나는 여기에 질서를 부여하도록 부름 받았어'라고 그 무지막지하게 취한 사람은 생각했다. 모든 무대는 번쩍임으로 가득 찼고 일어난 사건은 조각난 채로 뚜렷하게 다가왔지만 순간 벽들이 빙글빙글 돌기 시작했다. 발바닥은 여전히 땅에 밀착된 반면 눈은 마치 자루처럼 튀어나왔다. 입에서 놀라운 증기가 분출되기 시작했다. 말들은 내면 깊은 곳 어딘가에서 쏟아져 나왔다. 그런데 막상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 없었고 추측건대 욕설임을 짐작할 뿐이었다. 그것은 내면적인 것과 육체적인 것이 뒤섞인 것이었다. 분노는 내면의 분노가 아니었고 단지 거의 광란에 이르도록 육체적인 외면의 분노였으며 경찰의 얼굴이 천천히 다가오더니 피로 물든 주먹을 보게 되었다." (1권, 280-281)

*번역은 좋았고, 교정은 나빴다. 규정을 따르지 않은 띄어쓰기는 원칙 없어 보였고, 오자가 많았다. 제본 상태가 나빠 책 뒷장이 마침내 부러져 버린 것도 아쉽고. 2권은 아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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